계단을 몇 걸음 오르고 나서 방금 뭘 하려 했는지 깜빡한 적 있으신가요? 부모님이나 배우자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실 때, "혹시 치매인가" 싶어 마음이 철렁 내려앉은 경험도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치매를 유발하는 독성 단백질은 증상이 나타나기 15~20년 전부터, 그러니까 주요 발병 연령대인 65세를 기준으로 역산하면 40대 후반에서 50대부터 이미 뇌에 쌓이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즉 지금 50대라면, 앞으로의 치매 위험이 상당 부분 지금 이 시기에 달려 있다는 뜻입니다.
미국 26년 추적 연구가 밝힌 "3가지만 피하면"
미국 뉴욕대 랭곤헬스 연구진이 45~65세(평균 56세) 성인 1만 2,409명을 평균 26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가 국제학술지 '신경학 오픈 액세스(Neurology Open Access)'에 발표됐습니다. 담배를 피우지 않고 당뇨병과 고혈압을 예방·관리하는 것만으로도, 노년기에 치매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간을 최대 13년 가까이 늘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반대로 흡연, 당뇨, 고혈압을 모두 가진 사람은 이 세 가지 위험 요인이 전혀 없는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2.7배 높았습니다. 위험 요인이 없는 사람은 평균 30.1년을 치매 없이 살았지만, 세 가지를 모두 가진 사람은 그 기간이 17.5년에 그쳤습니다.
습관 하나, 담배는 오늘 끊는다는 마음으로
흡연은 뇌혈관을 손상시키고 염증을 일으켜 기억력과 학습을 담당하는 신경세포를 파괴하는 대표적인 위험 요인입니다. 오래 피워온 담배일수록 "이제 와서 끊어봐야"라는 생각이 들기 쉽지만, 연구진은 위험 요인을 1개만 줄여도 치매 발병이 평균 4년 늦춰진다고 밝혔습니다. 금연은 늦더라도 결코 소용없지 않습니다.
습관 둘, 혈당은 식후 걷기로 다스리기
당뇨병 관리의 핵심은 규칙적인 운동과 과도한 당분 섭취를 줄이는 것입니다. 식사 후 15~20분만 가볍게 걸어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흰쌀밥이나 빵, 단 음료 대신 잡곡밥과 채소 위주 식사를 늘리는 것도 함께 실천하면 좋습니다.
습관 셋, 혈압은 6개월마다 확인하기
고혈압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스스로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집에 혈압계를 두고 아침저녁으로 재보거나, 최소 6개월에 한 번은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혈압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짠 음식과 가공식품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혈압 관리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땐 습관보다 병원부터
이미 당뇨나 고혈압 진단을 받았는데 최근 몇 달 사이 건망증이 부쩍 심해졌거나,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익숙한 길에서 방향을 헷갈리는 일이 생겼다면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신경과나 치매안심센터를 방문해 인지기능 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오늘 바로 하나만
오늘 저녁 식사 후에는 텔레비전 리모컨 대신 신발끈을 먼저 묶어보세요. 15분만 걸어도 좋습니다. 그리고 다음 병원 방문 때 혈압 수치를 꼭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작은 습관 하나가 10년 뒤 건강을 바꿉니다.
[참고: 뉴욕대 랭곤헬스 연구, Neurology Open Access(2026) 발표 논문 "Midlife Vascular Risk Burden and Dementia-Free Survival Years"; 2024년 랜싯 치매예방위원회 보고서; 한겨레 과학 보도]
※ 이 글은 생활 정보이지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정확한 건강 상태 확인은 병원 진료를 통해 받으시기 바랍니다.